달러-원 환율이 1,080원 선으로 뛰었다.
2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-원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3.80원 오른 1,080.6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.
달러화가 1,080원대에 자리 잡은 지는 3월 26일 이후 한 달 만이다.
최근 미국 국채 금리 급등에 따른 글로벌 위험자산회피(리스크오프) 분위기가 이 날도 강했다.
아시아 시장에서 미국 국채 10년물은 3.005%으로 올랐고, 서울 외환시장 마감 후에는 3.0141%까지 뛰었다.
특히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의 순매도세가 매우 거셌다.
2013년 6월 21일 8천억 원을 판 이래 약 5년 만에 외국인은 최대 규모의 주식을 팔아치웠다.
외국인은 4일 연속 총 1조9천800억 원의 주식을 순매도했다.
글로벌 달러 인덱스는 서울 환시 마감 이후 91선을 뚫었다.
역외차액결제선물환(NDF) 시장에서 달러-원 현물 환율은 약 1,083원 수준에서 호가가 나오고 있다.
오전 10시까지만 해도 달러-원 환율은 1,075∼1,076원대에서 횡보했다.
수출업체 네고 물량도 나왔고, 전반적으로 글로벌 통화 움직임도 크지 않았다.
그러나 미국 국채 금리가 상승하기 시작하면서 주요 통화가 달러에 견줘 일제히 약세로 반응하기 시작했다.
이날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환율 동향을 세밀하게 모니터링하겠다고 밝혔다.
김 부총리는 '2018 코리아 나라장터 엑스포'에서 기자들과 만나 "주요 통화들이 (달러 대비) 약세를 보이고, 원화도 같은 움직이지만, 일부 불안정한 모습이 있다"며 "면밀히 모니터링하겠다"고 말했다.
◇26일 전망
외환딜러들은 달러화가 1,076.00~1,088.00원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했다.
A 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"미국 금리가 3%를 넘어가면서 1,076원부터 외국계 은행 중심으로 달러를 사들였다"며 "주식시장 외국인 매도세도 강했다"고 진단했다.
이 딜러는 "어제처럼 다이내믹한 네고도 많지 않았다"며 "최근까지 시장 포지션이 숏(매도) 이었기 때문에, 이런 움직임에서는 상단이 없다고 봐야 한다"고 말했다 .
그는 "다만 레벨 부담이 있기는 하다"며 "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분위기가 바뀌면 1,050원까지는 밀릴 가능성이 있다"고 판단했다.
B 은행 딜러는 "그동안 1,060원대에서 횡보하다가 많이 오르고 있다"며 "미국 금리 상승으로 자금 유출 우려가 커지는 게 아닌가 한다"고 설명했다.
이 딜러는 "주식 역송금 물량도 나왔고, 지정학적 분위기가 줄어든 것은 시장에서 이미 소화됐다고 봐야 한다"고 말했다.
그는 "오늘도 1,080원대에서 네고가 많았지만, 매수세(비드)가 다 뚫어냈다"며 "대부분 롱(매수) 포지션을 잡고 있다고 본다"고 추정했다.
반면 C 은행 딜러는 "주식에서 7천600억 원이 나간 것을 고려하면 많이 밀리지 않은 것이다"며 "시장 포지션이 롱이지만, 공격적으로 포지션을 쌓지는 못하고 있다 "고 판단했다.
이 딜러는 "주식 자금이 전부 환전되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이고, 이런 상황에서는 오히려 아래로 확 밀릴 가능성이 있다"고 내다봤다.
그는 "하단이 지지받을 수는 있겠지만, 달러-원이 폭등하지는 못할 것"이라고 덧붙였다.
◇장중 동향
달러-원 환율은 역외차액결제선물환(NDF) 시장 종가를 반영해 전 거래일보다 0.30원 하락한 1,076.50원에서 출발했다.
장 초반 달러-원 환율은 1,075∼1,076원에서 크게 움직이지 않았다.
미국 국채 금리가 3% 아래에 있었고, 글로벌 달러도 뛰지 않았다.
그러나 오전 10시 이후 미국 국채 금리가 뛰기 시작했고, 글로벌 달러 강세가 나 타났다.
수출업체 네고 물량도 나왔지만, 외국계 은행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강해다.
달러화는 이날 1,075.10원에 저점을, 1,081.30원에 고점을 형성했다. 시장평균환율(MAR)은 1,078.70원에 고시될 예정이다.
현물환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를 합쳐 83억2천만 달러로 집계 됐다.
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0.62% 내린 2,448.81에 마감했다.
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 증권시장에서 7천631억 원의 주식을, 코스닥에서 924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했다.
서울환시 마감 무렵 달러-엔 환율은 109.13엔, 엔-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990.17원에 거래됐다. 유로-달러 환율은 1.2211달러였다.
위안-원 환율은 1위안당 171.28원에 마감했다. 저점은 170.70원, 고점은 170.70원이었다.
거래량은 한국자금중개와 서울외국환중개를 합쳐 99억7천만 위안이었다.